한화, 방산·조선 중심의 글로벌 성장 전략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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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방산과 조선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생산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우주·인공지능(AI)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실적 개선과 함께 해외 사업 및 현지화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도 단행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방산 부문의 성장으로 실적 개선

한화그룹 전략부문을 이끌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행보와 맞물려 주요 계열사의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2분기 1조36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59% 증가한 수준으로,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오션의 실적 개선 역시 연결 기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화오션은 올해 2분기 매출 5조4432억원, 영업이익 736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2%, 98% 증가했다. 고가 선박 매출 반영과 생산성 개선에 더해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해양 프로젝트 매출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사업 역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상방산 부문은 2분기에 매출 2조1075억원, 영업이익 5330억원을 기록했다. 폴란드와 이집트 등에 대한 무기체계 납품이 실적에 반영됐으며, 핀란드 K9 자주포 추가 수출과 에스토니아 공급 계약 등을 포함한 수주잔고는 약 38조3000억원에 이른다.

해외 사업 확대에 맞춰 인재 배치

실적 성장과 함께 한화는 해외 사업을 뒷받침할 인력 확보에도 나섰다.

지난 8월 대규모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10월 1일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2027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김동관 부회장 역시 8월 승진한 이후 방산·조선·에너지 등 그룹의 주요 사업을 아우르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인사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문성과 기술 역량을 갖춘 인물 16명을 신규 임원으로 발탁했다. 해외 사업 확대와 현지 생산체계 구축을 뒷받침할 인재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화오션에서도 연구·설계·생산·경영관리 분야를 중심으로 15명의 임원이 선임됐다. 북미 생산체계의 안정화와 함께 생산 현장의 인공지능 전환을 추진하기 위한 인력 배치라는 점이 특징이다.

최고경영자 인선에서도 해외 사업 경험이 강조됐다. 유럽 법인장과 정밀유도무기(PGM) 사업부문장을 지낸 이부환 사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로 선임되면서 해외 방산 거점 확대와 현지 사업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조선업 진출에서 미국 생산기지 확보까지

한화의 사업 확대에서 특히 주목되는 분야는 조선업이다.

한화는 2023년 5월 약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고 한화오션을 출범시켰다. 당시 김동관 부회장은 사내이사가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로 참여하면서 경영 정상화와 해외시장 확대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미국 조선업 진출도 빠르게 진행됐다. 한화는 2024년 말 약 1억달러를 들여 미국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인수했다. 이후 한미 조선업 협력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과정에서 미국 내 생산거점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부회장은 미국 현지 조선소를 직접 방문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에게 조선소 활용 방안과 향후 투자 계획을 설명하기도 했다. 현지 인력 양성과 공급망 재건, 신규 조선소 건설 참여 등 미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한화는 지난해 8월 필리조선소에 대한 대규모 추가 투자계획도 공개했다. 약 50억달러를 투입해 도크 2개와 안벽 3개를 추가하고 블록 조립시설 신설 등을 검토해 연간 최대 20척까지 건조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다음 성장축은 우주와 AI

한화의 중장기 사업 포트폴리오는 조선과 방산에만 머물지 않는다. 우주산업과 AI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투자도 추진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7월 경남 진주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발표회에서 2040년까지 우주항공 및 AI 분야에 총 5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핵심 목표는 독자적인 발사체와 위성 네트워크, 방산 AI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우주산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방산과 우주, AI를 연계한 새로운 사업 생태계를 만들어 간다는 전략이다.

실제 기술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30일 발사체 재사용 기술 확보를 위한 실증기 조립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는 사업에서 체계종합을 담당하며, 오는 2028년까지 수직이착륙 시험 등을 포함한 기술 검증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현지화가 향후 경쟁력 좌우

한화의 최근 움직임을 종합하면 단순히 기존 방산사업의 수주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해외 생산거점과 현지 인력을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이동하고 있다.

특히 미국 조선소 인수와 생산시설 확대, 해외 방산사업을 담당할 인재 영입, 우주·AI에 대한 장기 투자 등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결국 한화의 향후 성장 여부는 국내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해외 현지 사업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방산과 조선에서 확보한 사업 기반을 우주와 AI까지 확장하면서 글로벌 종합 방산·첨단산업 기업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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