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스트림 CEO, 비트코인의 UTXO 모델 옹호하며 이더리움 설계에 문제 제기
비트코인 보유량 약 3분의 1은 공개키 노출 상태라는 분석…양자컴퓨터 대비 논의도 확산

애덤 백, 이더리움 초기 설계에 강도 높은 비판
블록스트림(Blockstream) 최고경영자 애덤 백(Adam Back)이 이더리움의 블록체인 구조를 비판하며 비트코인의 설계 방식에 힘을 실었다. 이번 발언은 암호화 기술의 장기적인 안전성을 둘러싼 논쟁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구조적 차이로 확대되는 가운데 나왔다.
백은 2026년 10월 10일 소셜미디어 X에 게시한 글에서 비트코인이 채택한 UTXO(Unspent Transaction Output·미사용 거래 출력) 모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이더리움의 계정 기반 구조에 대해서는 설계상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분산 시스템과 P2P 네트워크 설계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더리움 개발자들을 향해서는 경험과 판단이 부족한 상태에서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설계를 선택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백은 과거 자신이 이더리움 개발자들에게 위험성을 알리려 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남겼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만으로는 그가 이더리움 출범 전에 구체적인 설계 문제를 경고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과거에도 이어진 이더리움 비판
백의 이더리움 비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9년 이더리움을 테라노스에 비유했으며, 2020년에는 비트커넥트와 원코인 등 논란이 있었던 프로젝트들과 함께 언급하면서 ETH 사전 판매 문제도 비판했다.
이러한 과거 발언은 그가 오랫동안 이더리움의 사업 및 기술적 방향에 비판적인 시각을 유지해 왔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더리움의 초기 설계가 잘못됐다는 평가와 백이 실제로 개발진에게 사전에 경고했다는 주장은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구체적인 게시물이나 이메일, 당시의 기록 등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과거 경고의 존재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UTXO 모델과 계정 기반 구조의 차이
이번 논쟁의 핵심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거래와 잔액을 관리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데 있다.
비트코인은 UTXO 모델을 사용한다. 이는 거래를 통해 기존의 미사용 출력을 소비하고 새로운 출력을 생성하는 구조다. 현금으로 물건을 구매한 뒤 남은 금액을 거스름돈으로 받는 방식에 비유할 수 있다. 비트코인 외에도 카르다노 등 일부 블록체인이 UTXO 계열의 구조를 활용한다.
반면 이더리움은 계정 기반 모델을 채택했다. 은행 계좌처럼 주소별 잔액과 상태를 관리하며, 거래가 발생하면 해당 계정의 상태가 갱신된다. 이 방식은 스마트 컨트랙트와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 데 유연성을 제공한다.
두 방식에는 각각 장점과 제약이 존재한다.
UTXO 모델은 거래 단위가 비교적 독립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일부 거래를 병렬 처리하는 데 유리하다. 거래마다 별도의 출력이 생성되는 구조 역시 자산 흐름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계정 모델은 복잡한 금융 서비스와 스마트 컨트랙트의 상태를 관리하기에 편리하다. 다만 네트워크 상태가 계속 누적되고, 여러 애플리케이션이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면서 처리 효율과 시스템 관리 측면에서 추가적인 과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모든 상황에서 우월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비트코인은 단순성과 거래 검증 구조를 중시하는 반면, 이더리움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범용성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비트코인도 공개키 노출 문제를 안고 있다
공개키 노출 문제는 백의 주장을 평가할 때 중요한 기술적 쟁점이다. 특히 미래의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공개키 암호 체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논의되면서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일반적으로 공개키 자체가 아닌 공개키 해시를 이용하는 주소 구조를 활용한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해당 공개키가 실제 거래에서 사용되기 전까지 공개키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비트코인 이용자가 코인을 보낼 때는 거래에 필요한 서명을 생성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공개키가 드러날 수 있다. 거래 이후 남은 자산을 새로운 주소로 옮기는 지갑 사용 습관은 공개키가 장기간 노출되는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더리움은 계정 기반 구조의 특성상 한 주소에서 거래를 한 번이라도 보내면 공개키가 노출될 수 있다. 이후에도 같은 주소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공개키가 장기간 노출된 상태로 남을 수 있다.
다만 비트코인 역시 모든 보유자의 공개키가 안전하게 감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관련 보도에서는 비트코인 전체 물량의 약 3분의 1이 공개키가 이미 노출된 주소와 관련돼 있다는 분석을 소개했다.
주소를 반복해서 사용하거나 오래된 거래 형식을 이용한 경우에는 공개키 노출을 줄이는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따라서 UTXO 모델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비트코인이 공개키 노출 위험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ECDSA 취약점이 현실화하면 두 네트워크 모두 영향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거래 서명에 ECDSA(Elliptic Curve Digital Signature Algorithm·타원곡선 전자서명 알고리즘)를 활용해 왔다. 공개키로부터 개인키를 계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암호학적 가정이 보안의 중요한 기반이다.
만약 미래의 기술 발전으로 공개키에서 개인키를 계산하는 공격이 실용화된다면, 공개키가 노출된 자산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 문제는 특정 블록체인의 거래 모델만으로 완전히 해결되는 사안이 아니다.
UTXO 구조는 주소를 새롭게 생성하고 거래마다 자산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공개키 노출을 줄일 수 있지만, 주소 재사용 등으로 그 이점이 사라질 수 있다. 계정 모델 역시 새로운 서명 방식이나 프로토콜 변경을 통해 보안성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
관련 보도에서 소개된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현재 이러한 유형의 공격이 실제로 성공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공개키 노출과 양자컴퓨터 위험을 논의할 때는 장기적인 잠재 위험과 현재 확인된 공격 가능성을 구분해야 한다.
비탈릭 부테린, 불필요한 공포보다 장기 대비 강조
이더리움 공동창립자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암호 기술의 미래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당장 이용자들이 급하게 자산을 새로운 지갑으로 옮길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의 메시지는 양자컴퓨터를 비롯한 새로운 계산 기술이 암호 체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진지하게 검토하되, 실제 위협 수준을 고려해 대응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더리움 생태계에서는 계정 추상화와 차세대 서명 체계 도입 등 프로토콜 개선을 위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제공된 보도에 따르면 이더리움 개선 제안 EIP-8141은 프레임 트랜잭션을 통해 네이티브 계정 추상화와 양자컴퓨터 이후의 보안 체계에 대비하는 방향을 다루고 있다.
다만 개선 제안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해당 기능의 완전한 구현이나 실제 적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구체적인 개발 일정과 구현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프로토콜 변경에 비교적 신중한 접근을 취해 왔다. 반면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의 요구에 따라 프로토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다. 두 네트워크의 차이는 보안뿐 아니라 탈중앙화, 확장성, 기능성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설계 논쟁과 실제 보안 위험은 구분해야
애덤 백의 발언은 비트코인의 UTXO 모델과 이더리움의 계정 기반 구조 사이에 존재하는 기술적 차이를 다시 부각했다. 공개키 노출을 줄이는 주소 사용 방식은 장기적인 암호 보안 측면에서 검토할 가치가 있는 주제다.
그러나 특정 구조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이더리움이 본질적으로 안전하지 않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반대로 비트코인의 UTXO 모델도 주소 재사용이나 기존 거래 형식에 따른 노출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양자컴퓨터의 발전 수준, 새로운 전자서명 기술의 실용화, 각 네트워크의 업그레이드 대응 속도다. 실제 보안 위험을 판단하려면 기술적 주장과 검증 가능한 증거, 프로토콜 개선의 진행 상황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 본문은 제공된 2026년 10월 13일자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애덤 백의 발언과 공개키 노출 비율은 원문에 인용된 보도 및 분석에 근거한 내용이며, 독립적으로 검증된 확정 사실과 구분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